어린 시절, 길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경험이 두 번 있다. 그건 나에게 곧바로 트라우마가 되었고 이후 분리불안을 겪었으며 애착이 형성된 친구 하고만 관계를 형성하려는 태도를 많이 보였다. 마음수련을 시작하고 난 이렇게 살아온 내 모습이 지긋지긋하여 죽도록 떠올려 버렸다. 엄마를 잃어버렸던 기억과 그 때를 떠올리면 새록새록 피어나는 감정들을 비우며 조금씩 감정이 옅어짐을 느꼈다. 그리고 애착 대상이 옆에 없어도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어디에서나 착한 사람이 되고픈 그 마음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싫은 소리 들을 바엔 내가 다하고 만다는 심리가 있었다. 마음수련 명상을 하다 보니 나는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이 ‘착한 사람’ 이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란 생각 때문에 싫은 친구에게도 꾸역꾸역 잘해주었다. 그 모습이 어른이 되어서도 어디 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지나친 친절을 베풀어 상대가 되려 부담스러워 했던 적도 있다. 물론 타인에게 친절하고 배려해 주는 것은 상대 입장에서는 매우 편하다.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꼭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거절하지 못하고 좋아요 할게요 그래요 했던 탓에 뒤돌아 바로 후회한 적도 참 많다. 또 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남의 부탁을 들어주기도 했다. 반대로 내가 부탁하면 상대를 귀찮고 불편하게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탁하기까지의 과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어 에너지 고갈이 오기도 했다.
“너 참 착한 아이구나” 하는 칭찬이 너무 좋았다. 어렸지만 나라는 존재가 인정받고 필요시 되는 사람이라는 것에 기뻤던 것 같다. 마음수련 명상을 하며 상대에게 친절한 모습의 실체(친절을 베풀 때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니 “나를 좋게 봐주세요, 나를 인정해 주세요, 나는 욕먹기 싫어요” 하는 마음이 깊숙이 있었다. 적당한 착함과 배려는 좋다만, 그것이 상대방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거라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에서 인정받길 바라는 친절은 멈추기로 마음 먹었다. 상대에게 인정 받길 원하는 마음을 끄집어내어 버리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에게 다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순 없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있는 그대로 솔직해져 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아 그것이 친절함과 착함으로 표출되었으나 속으론 곪고 있다는 것도 명상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제는 마음 없이 상대를 대하고 싶다. 그러고 보면 내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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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겉핥기식 글쓰기보다 실체와 본질을 잘 담고 싶다. 나의 일상, 직장, 가족, 마음수련… 나는 진실을 잘 담고 있을까? 아니면 글에서조차 나의 실체를 감추고 있는 걸까? 가장 드러내보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믿고 펜이 가는 대로… 나의 밝음과 어둠을 모두 적고 싶다. Archives
Jun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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