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 듣는 어린이로 성장하면서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에게서 받는 칭찬이 참 쏠쏠했다. 불량식품 절대 안 먹고, 오락실이나 만화방도 1년에 한번, 두번 이나 갈까? 숙제도 꼬박꼬박 해가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에게서 싫은 말 들을 일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집에서는 착한 사람으로 산다는 게 짐이 되는 일이라 절대 착한 사람이 되지 말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지금은 잘 알려져 있는 심리학 실험인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하고 하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의 머리 속에 생각나는 유일한 한가지는 코끼리 라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착한 사람이 되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듣다 보니까 머리 속에 남는 건 “착한 사람”이었고 관심이 착한 사람이 되는 데에 가게 되었다. (부모님께는 참 미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_+’;;) 친구들이 뭐 부탁하면 거절하는 일도 없고 친구들에게도 예스맨이었다. 내가 지금 뭘 해야했지만 친구들이 다른 일을 하자고 제안하면 같이 하곤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미리 하지 못 해서 곤란한 결과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서 곤란하다고 해도 크게 손해보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착한 아이로 사는게 익숙해지고 나의 컴포트존(comfort zone)이 되었다. 그게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손해가 되는 것과는 별다른 상관없이 착한 아이로 있으면 편했다. 나이가 들면서 스케쥴도 많아지고 여기저기 이해관계도 생기게 되는데 나는 여전히 착한 아이였다. 어렸을 때는 착한 아이로 성장한다는 것이 그럭저럭 괜찮은 일이었는데 그렇게 커버리고 나니까 삶이 너무나 복잡해지고 문제가 되어버렸다. |
Author겉핥기식 글쓰기보다 실체와 본질을 잘 담고 싶다. 나의 일상, 직장, 가족, 마음수련… 나는 진실을 잘 담고 있을까? 아니면 글에서조차 나의 실체를 감추고 있는 걸까? 가장 드러내보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믿고 펜이 가는 대로… 나의 밝음과 어둠을 모두 적고 싶다. Archives
Jun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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